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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로숑, 실수를 숨기지 않는 캐나다의 성장주 투자자

2026-09-30

캐나다 몬트리올에 지아르디니캐피털(Giverny Capital)이라는 운용사를 이끄는 프랑수아 로숑이라는 인물이 있다. 그는 워런 버핏과 필립 피셔의 영향을 깊이 받은 장기 성장가치 투자자로 알려져 있고, 무엇보다 매년 발행하는 연례 서한에서 자신의 손실과 오판을 가감 없이 공개하는 것으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신뢰를 얻어왔다.

이 글에서는 화려한 수익률 자랑이 아니라, 자신의 실수를 기록하고 곱씹는 방식으로 투자 철학을 다져온 한 인물의 태도를 따라가 본다.

엔지니어에서 투자자로

로숑은 원래 공학을 전공한 사람이었다. 숫자와 논리를 다루는 훈련이 몸에 배어 있었고, 이 배경은 훗날 기업의 재무제표를 분석하고 성장의 질을 따지는 그의 투자 방식에 그대로 이어졌다. 그는 투자를 시작하면서 버핏의 주주 서한과 피셔의 저작을 반복해서 읽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특히 피셔가 강조한 “경영진의 질”과 “장기 성장 잠재력을 가진 소수의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는 원칙을 자신의 방식으로 소화했다.

1990년대에 지아르디니캐피털을 설립한 이후 그는 대형 우량주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견고한 경쟁우위와 뛰어난 경영진을 가진 중소형 성장기업을 발굴하는 데 집중해왔다. 이는 단순히 저평가된 주식을 찾는 전통적 가치투자와는 결이 다르다. 그는 “싸게 사는 것”보다 “좋은 기업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서 오래 보유하는 것”에 무게를 둔다.

연례 서한이라는 자기 검증의 도구

로숑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투자 성과 그 자체보다 그가 매년 써내는 서한의 태도다. 그는 자신이 매도했던 종목이 이후 크게 올랐거나, 반대로 보유했던 종목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을 때 이를 감추지 않고 구체적으로 복기한다. 어떤 판단이 왜 틀렸는지, 그 판단의 과정에서 무엇을 놓쳤는지를 스스로 해부하는 것이다.

이런 서한 쓰기는 단순한 투명성의 제스처가 아니다. 실수를 문서로 남기고 다시 읽는 행위 자체가 판단의 편향을 줄이는 훈련이 된다. 많은 투자자들이 성공한 투자는 기억하고 실패한 투자는 합리화하며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로숑은 그 반대의 습관을 의도적으로 만들어온 셈이다.

장기 보유가 요구하는 인내

그의 포트폴리오 운용 방식은 회전율이 낮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한 번 확신을 갖고 매수한 기업은 시장의 단기 변동에 흔들리지 않고 수년, 때로는 십수 년 단위로 보유한다. 이런 접근은 기업의 펀더멘털이 훼손되지 않는 한 주가의 일시적 하락이 매도의 이유가 되지 않는다는 믿음에서 나온다.

물론 이런 장기 보유 전략이 항상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그가 스스로 밝힌 서한들을 보면, 확신을 갖고 오래 들고 갔지만 결국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며 손실로 끝난 사례들도 있다. 그는 이런 케이스들을 감추기보다 “무엇을 오판했는가”를 되짚는 자료로 남겼다.

겸손함이라는 경쟁력

투자업계에서 자신의 실적을 부풀리거나 실패를 축소해 말하는 관행은 드물지 않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로숑처럼 매년 자신의 틀린 판단을 구체적으로 기록하는 태도는 오히려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그가 도덕적으로 특별해서라기보다, 실수를 정직하게 마주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나은 판단을 만든다는 실용적 믿음에 가깝다.

퀘벡이라는, 뉴욕이나 토론토 같은 주류 금융 중심지에서 다소 벗어난 지역에서 조용히 자신만의 원칙을 지켜온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화려한 미디어 노출 없이도 꾸준한 서한과 일관된 철학만으로 신뢰를 쌓아온 그의 궤적은, 투자에서 요란함과 성과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조용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