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FRI 9:00–16:00 · SAT/SUN CLOSED | 카톡 tujac | 213-599-7359 LA · ORANGE COUNTY · ONLINE WORLDWIDE
TUJAC TRADING EDUCATION

론 배런, 10년을 기다릴 줄 아는 투자자

2026-10-10

월스트리트에서 ‘분기 실적’이라는 단어는 거의 종교적인 무게를 가진다. 그런데 배런캐피털을 이끄는 론 배런은 처음부터 이 흐름에 등을 돌린 사람이었다. 그는 한 기업을 사면 수년, 때로는 수십 년을 들고 간다. 이 글은 그 고집스러운 보유 방식이 어디서 왔고, 왜 지금도 유효한 이야기로 남아 있는지를 따라가 본다.

증권사 애널리스트에서 자산운용사 창업자로

론 배런은 금융업 경력 초기에 증권사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며 수많은 기업을 들여다봤다. 그 과정에서 그는 월스트리트의 리서치가 지나치게 단기 실적에 매몰돼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고 알려져 있다. 분기마다 숫자를 맞추는 것에 집착하다 보면, 정작 그 기업이 10년 뒤 어떤 모습일지는 아무도 진지하게 묻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이었다.

이런 문제의식은 그가 직접 자산운용사를 차리는 계기가 됐다. 배런캐피털은 창업 이후 성장주 중심의 장기 투자를 표방해 왔고, 이는 단순한 마케팅 문구가 아니라 실제 운용 방식 자체였다.

’10년을 보유할 수 없다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

론 배런을 설명할 때 가장 자주 인용되는 말은 “10년을 보유할 생각이 없다면 10분도 보유하지 말라”는 취지의 발언이다. 이 말은 단순히 ‘오래 들고 있어라’는 조언이 아니다. 오히려 매수 시점에 얼마나 깊이 조사했는지를 되묻는 질문에 가깝다.

그는 어떤 기업을 편입하기 전에 그 회사의 경영진을 직접 만나고, 산업 구조와 경쟁 환경을 오랜 시간에 걸쳐 분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짧은 시간에 팔 생각이라면애초에 그 정도의 조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그의 논리였다. 즉 장기 보유는 결과가 아니라, 깊은 리서치가 선행된 투자 결정의 자연스러운 부산물이었다.

변동성을 견디는 것이 전략의 일부였다

성장주를 길게 들고 간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큰 주가 변동을 감내해야 한다는 뜻이다. 사업 초기 단계의 기업일수록 이익이 들쭉날쭉하고, 시장의 평가도 쉽게 출렁인다. 배런캐피털의 운용 역사에서도 특정 시기에 수익률이 크게 흔들린 구간이 여러 차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론 배런이 보여준 태도는 이런 변동성을 ‘견뎌야 할 소음’으로 규정한 것이었다. 그는 기업의 장기 성장 스토리가 훼손되지 않는 한, 단기 주가 하락 자체를 매도의 이유로 삼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이는 말로는 쉽지만, 실제 운용 자금을 맡은 입장에서는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동반하는 결정이다.

장기 보유가 특별해 보이는 이유

사실 ‘장기 투자가 좋다’는 말은 투자 격언 중 가장 흔한 축에 속한다. 그런데도 론 배런의 사례가 계속 회자되는 이유는, 그가 이 원칙을 말뿐이 아니라 운용사의 구조 자체에 새겨 넣었기 때문이다. 배런캐피털은 고객들에게도 장기적 관점을 요구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오랫동안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기 성과에 흔들리는 투자자를 설득하는 일과, 변동성 큰 성장주를 실제로 끝까지 들고 가는 일은 전혀 다른 차원의 어려움이다. 론 배런의 이야기가 흥미로운 지점은 바로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해내려 했다는 데 있다.

성장 스토리를 믿는다는 것의 무게

결국 론 배런의 방식은 ‘예측’이 아니라 ‘믿음의 검증’에 가깝다. 어떤 기업의 미래를 10년 단위로 그려보고, 그 그림이 바뀌지 않는 한 주가의 출렁임에 반응하지 않는 것. 이는 분석 능력만큼이나 심리적 지구력을 요구하는 접근이다.

지금도 많은 투자자들이 장기 투자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수년간 흔들리지 않고 하나의 판단을 유지하는 일은 드물다. 론 배런의 경력은 그 드문 일이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기록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