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에는 “가치투자의 전설”로 불리는 사람들이 여럿 있지만, 마이클 스타인하트는 조금 다른 길을 걸었다. 그는 기업의 펀더멘털만큼이나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와 포지셔닝을 읽는 데 집중했던 헤지펀드 매니저였고, 스타인하트파트너스를 통해 수십 년에 걸쳐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글에서는 그가 어떤 방식으로 시장을 바라봤는지, 그리고 그 접근이 왜 당시로서는 이례적이었는지를 짚어본다.
월스트리트의 주니어, 남들과 다른 질문을 던지다
스타인하트는 젊은 나이에 증권가에 발을 들였다. 당시 대부분의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들은 “이 회사의 실적이 좋은가, 나쁜가”를 묻는 데 집중했다. 그는 여기에 한 가지 질문을 더 던졌다. “지금 이 정보를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은 누구이고, 아직 모르는 사람은 누구인가.”
이 질문은 단순해 보이지만 투자 실행의 타이밍을 완전히 바꿔놓는 발상이었다. 좋은 기업을 찾는 것과, 그 좋은 기업에 대한 정보가 아직 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시점을 찾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포지셔닝을 읽는다는 것
스타인하트가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단순한 저평가·고평가 여부가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이 이미 어느 방향으로 베팅해놓았는가였다. 많은 투자자들이 이미 한쪽으로 쏠려 있다면, 작은 뉴스 하나에도 가격이 과도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그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다.
이런 관점은 전통적인 가치투자자들의 접근과는 결이 달랐다. 가치투자자가 “이 자산이 본질적으로 얼마의 가치를 지니는가”를 묻는다면, 스타인하트는 거기에 더해 “지금 이 가격을 만들고 있는 사람들의 심리 상태는 어떠한가”를 함께 물었다.
짧은 호흡, 그러나 깊은 분석
스타인하트는 장기 보유보다 비교적 짧은 호흡의 트레이딩을 선호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것이 “감에 의존한 단타”를 의미하지는 않았다. 그의 팀은 기업 실적, 산업 동향, 시장 내 자금 흐름을 꼼꼼히 분석한 뒤에야 포지션을 잡았고, 상황이 바뀌면 빠르게 입장을 수정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이는 “한번 산 주식은 오래 들고 간다”는 통념과는 다른 태도였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보유 기간의 길이가 아니라, 자신의 판단이 여전히 유효한가
약 28년, 꾸준함이 말해주는 것
스타인하트파트너스는 설립 이후 약 28년간 운용되며 연 20%대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해의 높은 수익률은 운일 수도 있지만, 수십 년에 걸쳐 꾸준히 비슷한 수준의 성과를 낸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그것은 반복 가능한 방법론이 있었다는 뜻이다.
물론 그 기간 동안 모든 해가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시장이 급변하는 국면마다 그는 포지션을 큰 폭으로 조정했고, 때로는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빠르게 발을 빼는 결단을 내렸다고 알려져 있다. 꾸준한 성과의 이면에는 틀렸을 때 빨리 인정하는 태도가 있었던 셈이다.
그가 남긴 질문
스타인하트의 접근을 지금 그대로 따라 하기는 쉽지 않다. 그는 전업 트레이더였고, 정보와 분석 인력을 갖춘 조직을 운영했으며, 끊임없이 시장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환경에 있었다. 일반 개인 투자자가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그가 던진 질문 하나는 여전히 유효하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이 정보를, 시장의 다른 참여자들은 이미 알고 있는가, 아니면 아직 모르고 있는가.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것만으로도 투자를 바라보는 시야는 조금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