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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 로이스 —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소형주에서 가치를 캐낸 사람

2026-10-14

1970년대 중반, 월가의 자금은 대부분 누구나 아는 대형 우량주로 몰려 있었다. 애널리스트들도 리포트 한 줄 쓰지 않는 작은 회사들, 거래량이 적어 사고팔기도 번거로운 종목들은 투자의 변두리 취급을 받았다. 척 로이스는 바로 그 변두리에 평생을 걸었다.

그는 화려한 스토리나 급등주를 좇는 대신, 재무제표를 뜯어보고 회사가 가진 자산과 현금흐름에 비해 시장이 지나치게 싸게 매긴 소형주를 찾아내는 일을 반복했다. 그 끈질긴 작업이 로이스펀드를 소형 가치주 운용의 대명사로 만들었다.

대형주 전성시대에 던진 질문

로이스가 운용을 시작하던 시기, 미국 증시의 관심은 이른바 ‘니프티 피프티’라 불리던 대형 우량주 50여 종목에 쏠려 있었다. 이들 기업은 성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인정받으며 높은 가치를 부여받았고, 기관투자자들은 앞다퉈 이 종목들을 담았다.

로이스는 여기서 다른 질문을 던졌다. 시장이 주목하지 않는 작은 회사들 중에서도,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재무 구조가 건전한데 단지 규모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저평가된 곳이 있지 않을까 하는 질문이었다. 이 질문은 이후 수십 년간 그의 운용 철학의 뼈대가 됐다.

소형주에 가치투자 원칙을 적용하다

소형주 투자는 흔히 고위험·고변동성과 동의어로 여겨졌다. 정보가 부족하고 유동성이 낮아 한번 잘못 들어가면 빠져나오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로이스는 이 영역에 벤저민 그레이엄식 가치투자의 원칙을 가져와 적용했다.

  • 부채가 적고 재무구조가 건전한 기업을 우선적으로 본다
  • 이익의 질과 현금흐름의 지속성을 꼼꼼히 확인한다
  • 시장가격이 기업의 내재가치 대비 충분히 할인되어 있는지를 따진다
  • 유행하는 테마보다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을 먼저 본다

이 원칙들은 특별히 새롭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을 유동성이 낮고 정보가 부족한 소형주 영역에 일관되게, 그리고 오랜 시간 적용한 운용자는 많지 않았다. 로이스의 차별점은 원칙 자체보다 그 원칙을 지키는 꾸준함에 있었다.

변동성을 견디는 법

소형 가치주는 시장이 흔들릴 때 더 크게 흔들리는 경향이 있다. 경기 둔화 국면이나 신용 경색기에는 소형주가 먼저, 그리고 더 깊게 떨어지는 일이 반복됐다. 로이스펀드 역시 이런 구간에서 큰 폭의 하락을 겪은 시기가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럼에도 로이스는 하락장마다 포트폴리오를 통째로 뒤집기보다, 기업의 펀더멘털이 훼손되지 않았는지를 다시 점검하는 쪽을 택했다고 알려져 있다. 단기 성과에 휘둘리지 않고 같은 원칙을 반복해서 적용하는 태도가, 긴 시간이 지난 뒤 그를 소형 가치주 운용의 상징적인 인물로 남게 한 이유로 꼽힌다.

작은 것에서 찾은 큰 교훈

척 로이스의 이야기가 흥미로운 지점은, 그가 시장의 관심 밖에 있는 영역을 택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선택을 수십 년간 일관되게 밀고 나갔다는 데 있다. 화려한 종목을 좇지 않고,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숫자로 확인되는 가치를 찾는 작업을 반복한 것이다.

대형주와 유행 테마에 시선이 쏠리는 시장에서, 로이스의 경력은 ‘눈에 띄지 않는 곳에도 꾸준히 들여다보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로 남아 있다.